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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0 10:57:44, hit : 1,488 |
진중권 “현대, 납품업체 돈이나 제대로 챙겨줘라”
[고뉴스 2006.04.20 10:20:23]
(고뉴스=김성덕 기자)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관련 정몽구 회장 부자가 1조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돈으로 면죄부를 사려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현대차는 19일 이번 사태와 관련 대국민사과를 발표하고, 정몽구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주식 전량을 사회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글로비스 주가는 이날 그룹의 발표가 있은 후, 18일 종가 기준으로 1조원에 육박하던 주식 평가차익이 하루 만에 8천억대로 내려앉았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교수는 “삼성이 아주 안 좋은 모범을 세웠다”며 “그 행태를 지금 론스타와 현대가 따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일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SBS라디오 ‘진중권의 시사전망대’ 칼럼을 통해 이 같이 말하면서 “말이 1조원이지, 정 회장 부자가 지분을 처분하면 글로비스 주식의 가치는 폭락할 것”이라며 “게다가 계열사 물량 몰아줘 부풀린 주식값, 그 거품을 빼고 따져보면 정 회장 부자가 실제 기부금액은 30억에 불과하다고 한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 “정 회장 부자가 소유한 글로비스 주식이 현대 계열사의 비자금으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범죄수익규제법’에 따라 전액 몰수하게 되어 있다”며 “이 경우, 정 회장 부부는 제 돈 아닌 나랏돈을 갖고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한 꼴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현대 계열사와 하청업계 노조가 항의 집회를 열어, ‘납품업체 단가 인하 중단과 구체적인 투명경영의 방안’을 요구했다”며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길이 따로 있나? 그저 납품 업체에 줄 돈이나 제대로 챙겨주면 되지, 사재는 왜 출연하는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진 교수는 “‘투명경영’과 관련하여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경영권 편법 승계의 문제일 텐데, 여러 가지 다짐과 약속을 담은 사과문에 정작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다”며 “경영권 승계는 다른 방식으로 계속 할 거라는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리는 정 회장이 저질렀는데, 사과는 아랫사람이 하고, 물의를 일으킨 것은 정 회장 부자인데, 사과는 현대그룹 전체가 했다”며 “기업이 아무리 사유재산이라 하나, 한 개인이나 한 가족의 것은 아니다. 진정한 의미의 ‘사회환원’이란 기업을 재벌 가문의 소유에서 사회로 되돌리는 데에 있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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